세컨드 브레인 연구소(Second Brain Lab) 의 스마트한 이야기들










 20. 로리 선더랜드 : 광고쟁이의 인생교훈





간만에 시원하고 후련한 테드 영상을 봤습니다. 

보다가 빵 터지는게 장난아니게 재미있네요. ^^

**************************************
교훈의 내용인즉, 앞으로 닥쳐올 세상에서는 이런 종류의 가치가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우리는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대신에 이미 우리가 가진 것들을 즐기는 데 시간을 더 쓸 필요가 있어요.
**************************************





TED에 서는 것은 처음이네요. 광고쟁이로서 보통은 TED의 숨겨진 자매조직 TED Evil(사악한 TED)에서 강연을 합니다. TED 경비는 TED Evil(사악한 TED)가 다 대거든요. 2년마다 버마에서 열리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강연이 있다면 김정일이 "어떻게 10대 흡연을 다시 조장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 강연이었습니다. (웃음)

본론으로 들어가다면, 광고업계에서 수년간 일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광고쟁이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 그러니까 손에 잡히지 않는 가치, 혹은 인지된 가치라고 해도 좋겠는데 아니면 부가가치 혹은 주관적 가치도 좋구요. 아무튼 손에 잡히지 않는 그 어떤 가치가 광고라는 이유로 별로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한다는 거죠.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만약에 미래의 삶에 있어서 물질적인 풍요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첫째는 지금보다 더 가난한 세상에 사는 것인데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겠죠. 둘째는 아까 말한 보이지 않는 가치가 상품의 전체적 가치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세상에서 사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이 보이지 않는 가치야말로, 여러가지 면으로 볼 때, 무언가를 창조함에 있어서 노동 혹은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는 대신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여기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15년쯤 전에 엔지니어들을 몇 명 모아놓고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 기차 여행의 질을 어떻게 하면 더 높일 수 있을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매우 훌륭한 공학적 해답을 내놓았는데, 답인즉슨 60억파운드를 들여서 런던에서 도버해협까지 구간의 선로를 완전히 새로 지어가지고 원래 3시간 반 걸리던 여행시간에서 40분을 단축한 것이란 말이죠. 글쎄, 저보고 까다롭게 군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광고쟁이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건데 제 생각에 그건 기차 여행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 치고는 상상력이 부족한 접근이예요. 그냥 여행 시간을 단축한다는 건 말이죠. 철로에 60억파운드를 쓴 나머지 우리가 놓친 보다 향락적인 기회비용이 뭘까요?

광고쟁이로써 순진한 답을 내놓자면... 선로 대신에 전세계의 탑 남자 모델 그리고 여자 모델들을 고용해서 기차 안을 걸어다니면서 공짜로 샤또 페트루스 (비싼 샴페인)을 여행 내내 따라주면 되지 않겠어요? (웃음) (박수) 그랬으면 30억파운드쯤 예산이 남았을 것은 물론이고 승객들이 오히려 기차가 좀 더 천천히 갈 수는 없냐고 물을 거란 말이죠. (웃음)

자, 광고쟁이의 순박한 질문 또 하나 나갑니다. 제 생각에 엔지니어들 그리고 의학도나 과학자들은 문제를 실제 세계에서 해결하려고 너무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실, 일단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된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문제라는 게 인지적인 문제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제 다음 질문인즉 대체 플라시보가 뭐가 나쁜 걸까요? 제가 보기에는 완전히 환상적인데 말이죠. 일단 개발비용이 거의 안 들고 효과가 끝내주게 좋은데다가 부작용도 없고 만약 부작용이 있다손 치더라도 상상 속의 부작용이니까 그냥 무시하면 되잖아요. (웃음)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타일러 코웬(Tyler Cowen)이 운영하는 주변인의 혁명(Marginal Revolution)이라는 블로그를 방문했어요. 들어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거기 어떤 사람 왈, 이 플라시보 개념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서 플라시보 교육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주장하더군요. 주장인즉, 교육이란 게 실제로 무언가를 가르쳐서 작동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단지 굉장히 좋은 교육을 받았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이게 인생의 성공을 가져온다는 겁니다. 옥스포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 (웃음) (박수)

근데, 사실인즉, 플라시보 교육이라는 개념에는 재미있는 점이 있어요. 인생의 여러가지 문제 중에 실제 세상이 돌아가는 방법을 바꾸기 위해서 구질구질하게 고생하고 노력하는 대신에 해당 문제에 대한 인지적 접근을 바꿈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얼마나 될까 하는 거죠. 역사 속에서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여러 명의 왕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긴 하는데 조사를 좀 해보니까 프러시아의 프리드리히 대제가 원조인 것 같아요. 프리드리히 대제는 독일인들이 감자를 농산물로서 또 식자재로서 받아들이기를 매우 간절히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로가 밀과 감자 두 가지로 늘어나면 빵 가격이 폭등할 염려가 줄어들고 따라서 기아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거죠. 의존할 곡물이 한 가지에서 두 가지로 늘어나니까요.

근데 문제는 뭐였나면, 감자라는게 생각해보시면 알겠지만 별로 먹음직스럽게 보이지가 않아요.또 18세기 프러시아 사람들은 야채를 거의 안먹었어요. 마치 요즘 스코틀랜드 사람들처럼. (웃음)그래서 프리드리히 대제는 처음엔 감자 소비를 강제해봤습니다. 프러시아 농민들의 대답은 뭐였나면 "이 망할 놈의 것은 개한테 줘도 안먹는데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걸 우리보고 어쩌라고!"였다죠. 심지어 감자 재배를 거부한 나머지 사형당한 사람이 있다는 기록마저 있어요.

그래서 프리드리히는 두 번째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데 이른바 "마케팅" 전략입니다. 프리드리히 대제는 감자가 왕실 야채이고 왕족들만 먹을 수 있다고 선포해버렸어요. 그리고 왕실 전용 농장에다 감자를 심은 다음에 경비병을 뒀는데, 경비병들에게 몰래 내린 지시인즉 "밤낮으로 감자밭을 지키긴 지키되 너무 열심히 지키지는 말아라" (웃음) 자, 18세기 농부들이 딱 하나 금과옥조같이 모시는 인생 법칙이 있다면 바로 "경비병을 둘 정도로 가치있는 것이라면 훔칠만한 가치도 있다" 이거예요. 얼마 되지 않아서 독일에는 감자를 재배하는 거대한 규모의 지하경제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프리드리히 대제의 업적이라는 게 바로 감자를 "리브랜딩"한거예요 걸작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터키에서 온 분에게 해드렸더니 "아, 프리드리히, 그 사람 마케팅도 훌륭하긴 한데 터키의 아타투르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이러더라구요. 아타투르크는, 마치 요즘에 사르코지가 그렇듯이, 터키를 근대화하기 위해서 여자들이 베일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싶어했어요. 보통의, 따분한 사람들이라면 그냥 베일을 직접적으로 금지했을 겁니다. 한데 그랬더라면 반발도 심했을 것이고 여러 저항에 직면했겠죠. 아타투르크는 요즘 말로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했냐면, 창녀들은 꼭 베일을 써야 한다, 라는 법을 만들었데요. (웃음) (박수)

제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중요한 점은 그게 아닙니다. 참,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환경문제도 간단히 해결되요. 어떻게 하냐면 "모든 아동 성추행범은 포르셰 캐이엔(Porsche Cayenne)을 몰아야 한다"라고 법으로 정하면... (웃음) 아타투르크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은 거예요. 첫째는 뭐냐면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다. 또 모든 가치는 인지된 가치이다.

스페인어를 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옮기자면, jugo de naranja는 스페인어로 (오렌지 쥬스인데) 사실 달러도 아니고 페소여야 맞아요, 왜냐면 이 광고판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있으니까. 이 머리 좋은 길거리 상인들이 지나가는 백인 관광객들한테만 가격 차별을 하기로 한겁니다. 광고쟁이로써 이 사람들 능력을 인정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첫 번째 교훈은 모든 가치는 주관적이다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뭐냐면 강제하는 것보다는 설득하는 게 효과가 더 좋다는 겁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운전자에게 현재 속도를 보여주는 도로표식인데 오른쪽 아래 보이는 신형 모델들은 감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숫자 대신에 웃는 얼굴 혹은 찡그린 얼굴을 보여주게 돼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얼굴이 그려진 표식들은 운영하는데 일반적인 속도계 표식의 10분의 1밖에 비용이 들지 않는데 교통사고 예방 효과는 거의 2배라는 점이예요. 아마 전통적인 훈련을 받은 경제학자들은 도무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이상한 스마일리 표시가 60파운드 벌금이랑 벌점 3점보다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잠깐 행동경제학에 대해 딴이야기를 하자면 이탈리아에서는 운전자 벌점을 영국이랑 반대로 셉니다. 12점부터 시작해서 법규를 위반할 때마다 점수를 뺏기는 거죠. 가진 것을 안뺐기려는 행동기제가 사람들의 행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는 "아싸, 또 3점 땄다!" 이러는 데 말이죠. 이태리에서는 아닙니다.

실제 가치, 혹은 물질적 가치를 대체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창조해 낸 또 다른 좋은 예를 들어볼게요. 사실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은 이런 방법에 주목해야됩니다. 또 다시 프러시아 이야기인데, 1812년이나 1813년 경이요. 재력이 있는 프러시아 사람들 사이에 프랑스와의 전쟁을 돕기 위해서 보석류를 기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기부한 보석 대신에 철로 된 복제 장신구가 만들어졌습니다. 여기 1813년에 만들어진 장신구가 있네요. Gold gab ich für Eisen (나는 금을 주고 철을 받았다). 재미있는 건, 50년쯤 지난 다음에는 프러시아에서 가장 높은 신분을 상징하는 장신구는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철로 만든 것들이었답니다. 왜냐면, 사실, 금은보석으로 만들어진 장신구 자체의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상징적인 가치, 어떤 부가 가치가 중요해진 거죠. 당신 가문이 예전에 이 나라를 위해 훌륭한 희생을 했다라는 메세지가 있는 겁니다.

이 장신구들의 요즘 버전이라면 이런 게 되겠죠. (웃음) 그런데, 베블렌(Veblen) 상품, 그러니까비싸면 비쌀수록 더 가치가 있고 잘 팔리는 상품이 있는 것처럼 그 정반대의 상품, 상품의 실질적인 가치가 그 유일무이함, 계급을 초월하는 미니멀한 속성에 의존하는 상품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시면, 셰이커 교도들이야말로 초기 환경운동주의자들이었단 말이죠. 아담 스미스가 18세기 미국을 묘사할 때 눈에 보이는 부의 과시가 어찌나 천대됐던지 뉴잉글랜드 경제를 마비시킬 지경이었다고 써요. 왜냐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농부들이라고 해도, 돈을 좀 쓸라치면이웃들한테 멸시를 받을까 두려워서 그러질 못했던 겁니다.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이런 류의 사회적인 압력을 만들어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게 또 흥미로운 것이, 의미 전달이 가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들, 그러니까 상품 자체의 가치에 비해서 보이지 않는 가치의 비중이 높은 상품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대부분 굉장히 사회적으로 평등한 상품들이예요. 패션을 예로 들자면, 청바지가 물질적 가치를 상징적인 가치로 대체하는 데 성공한 완벽한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카 콜라도 마찬가지예요.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사회주의자들은 코카 콜라 회사를 싫어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앤디 워홀이 코카 콜라에 대해 한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요. 앤디 워홀이 뭐라고 했나면, "내가 코카 콜라에 대해 좋아하는 점은, 미 합중국의 대통령이라고 해서 저기 길모퉁이에 있는 거지보다 더 좋은 콜라를 마실 수는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데, 사실 곰곰 생각해보면 이렇게 민주적인 상품을 만들었다는 건 대단한 업적이란 말이죠.

자, 기본적으로 우리가 상품을 보는 시점을 살짝만 바꾸면 됩니다. (지금까지의) 기본적인 시점은 상품의 가치란 상품의 제조, 노동, 엔지니어링, 제한된 자원, 이런 것들과 연관되어 있단 말이죠.그리고 그 위에 더해지는 가치는 가짜 가치다, 진짜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요. 이 부가적 가치에 대해서 사람들이 의심쩍어하고 불안해 하는 것도 당연하긴 합니다. 이런 가치와 프로파갠더는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미디어 생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류의 부가 가치를 창조하는 게 훨씬 더 쉬워 졌습니다. 그 뿐 아니라 훨씬 더 공정해졌어요.

제가 자라나던 시절의 미디어 환경을 음식으로 바꿔서 되돌아보면,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일단 독점적인 미디어 공급원이 있었어요. 왼쪽에 있는 게 루퍼트 머독이나 BBC라고 보시면 됩니다.(웃음) 그리고 오른쪽에는 이 독점 미디어에 의존하는 대중들이 뭐든 주는대로 눈물겹게 고마워하면서 받아들였단 말이죠. (웃음)

요즘에는 사용자가 미디어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이걸 "사용자 생성 콘텐츠"라고 부릅니다. 음식으로 바꿔 말하면 사실 "농경"인 셈인데.. (웃음) 이것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컨텐츠를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이른바 매시업(mash-up)인데 음식으로 바꿔 말하자면 "요리"구요. 이건 음식 2.0인데 다른 사람들과 나눠먹기 위해 만드는 음식이죠. 이건 모바일 음식입니다. 영국 사람들이 특히 강한 분야죠. 신문지에 싼 피시 앤 칩스, 코니쉬 패스티, 파이랑 샌드위치, 전부 다 우리가 영국에서 만들었어요. 사실 일반적으로 영국 음식은 꽝이고, 이태리 음식이 훌륭하긴 한데 이태리 음식은 대체로 이동성이 별로 없어요 (웃음)

여담이지만 저번 날 어디선가 들었는데, 샌드위치 백작이 발명한 건 사실 샌드위치가 아니더군요.실제로 만든 건 토스티인데, 토스티 백작이라고 하면 이름이 너무 웃길테니까... (웃음)

마지막으로 컨텍스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퍼노(Pernod)를 예로 드는 것은 어느 나라든지 컨텍스트 기반의 술이 있어요. 프랑스의 경우에는 퍼노인데 이런 술들은 그 나라 국경 안에서 마시면 맛이 끝내주는데 국경 밖으로만 가지고 가면 정말 더럽게 맛이 없단 말이죠. (웃음) 헝가리의 경우에는 유니쿰(Unicum)이고 그리스에서는 렛시나(Retsina)라는 걸 만들었는데 이건 그리스 안에서 마셔도 맛이 없습니다. (웃음)

여튼, 이제는 커뮤니케이션의 정말 많은 부분이 컨텍스트 기반이다보니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는 가능성, 사람들에게 더 낳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예를 들어 스탠포드 대학의 B.J. 포그(B.J. Fogg)같은 경우에는 휴대전화야말로 그 사람 표현에 따르면 "설득력있는 기술"이다, 포그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위치 기반이고 컨텍스트 기반이고, 또 즉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여태껏 발명된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에 가장 설득력있는 기기이다라는 거죠.

자 이제 이런 도구들은 모두 주어진 셈이고 우리가 할 일은 이 도구들을 어떻게 지능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는 것 밖에 없어요. 탈러와 선스타인(Thaler and Sunstein)은 실제로 이 질문을 연구해봤는데 재미있는 예를 하나 들게요. 여러분 집 벽에 이런 빨간 버튼이 하나 달려 있어서 한 번 누를때마다 50달러씩 저축이 된다, 노후연금에 50달러씩 저축이 된다고 하면 버튼이 없을 때보다 훨씬 저축량이 늘어날겁니다. 이유인즉, 인터페이스가 인간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결정한다 이거예요.

마케팅 하시는 분들은 "충동구매"를 자극하기 위해서 굉장히 여러 가지 작업을 많이 해오셨는데"충동저축"이라는 건 아무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이런 저축 방법을 개발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저축을 할겁니다.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에 해당하는 인터페이스를 바꾸면 결정의 내용마저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솔직히 저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이런 짓은 안했으면 좋겠긴 합니다. 광고쟁이로써 저는 저축은 단지 "쓸데없이 연기된 소비주의"라고 보기 때문에... (웃음) 하지만 뭐 저축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간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해봐야 한다는 거.

여기 캐나다에서 나온 또 다른 재미있는 예가 있습니다. 캐나다 광고 에이전시 오길비(Ogilvy)에서 일하는 헌터 소머빌(Hunter Somerville)이라는 인턴이 있었어요. 토론토에서 연극을 하다가파트타임으로 광고업계에 발을 들였는데 맡은 일이 슈레디스(Shreddies) 홍보였단 말이죠. 이거야말로 실제 상품은 전혀 바꾸지 않은 채로 만져지지 않는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 완벽한 케이스 스터디입니다. 슈레디스는 뉴질랜드, 캐나다 그리고 영국에서만 파는 네모난, 좀 이상하게 생긴 시리얼입니다. 크라프트(Kraft)가 영국 왕실에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좀 특이한 방법이랄까.. (웃음) 슈레디스 브랜드를 어떻게 리런칭할지 궁리하다가 헌터 소머빌이 이런 아이디어를 냈어요

비디오: (버저 소리) 남자: 슈레디는 사각형이어야 되는 거 아닌가? (웃음)

여자: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하자있는 제품) 이미 출고된 거 아닐까요? (웃음)

성우: 새로운 다이아몬드 슈레디스 시리얼! 여전히 100% 통밀로 만들었지만, 더욱 맛있는 다이아몬드 모양! (박수)

로리 서덜랜드: 이게 잡히지 않는 부가 가치 창출의 완벽한 예가 아니라면 뭐가 완벽한 예가 될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재료라고는 광자, 중성자, 그리고 창조적인 아이디어 뿐이란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천재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또, 당연한 일이지만, 이런 일을 하면서 마켓 리서치가 빠질 수 없죠.

남자: 슈레디스가 새로운 제품을 발표하는데 말이죠 회사측은 신상품에 상당히 고무되어 있어요.신상품이라는 게 다이아몬드 슈레디스인데 (웃음) 그래서 다이아몬드 슈레디스 박스를 보시면 어떤 첫인상을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웃음)

여자: 원래 사각형 아니었나요?

여자2: 좀 혼란스럽네요. 여자3: 저한테는 아직도 그냥 사각형같은데요.

남자: 그게, 예, 뭐 다 보기 나름인데요 숫자 6을 뒤집으면 9처럼 보이고 반대로 9를 뒤집으면 6처럼 보이긴 하지만 6이랑 9는 다르잖아요?

여자 3: 아, M이랑 W처럼요? 남자: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남자 2: (잘 들리지 않음) 그냥 이렇게 돌려 놨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게 놓고 보면 더 흥미로운 모양이 된단 말이죠.

남자: 둘 다 드셔보세요. 먼저 사각형. (웃음) 남자: 어느 쪽이 더 맘에 드시나요? 남자2: 첫 번째 거요

남자: 첫 번째? (웃음)

로리 서덜랜드: 뭐 당연히 큰 논쟁이 뒤따랐습니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캐나다엔 보수적인 사람들이 좀 있는데 이 새로운 제품의 등장을 별로 반가워하질 않았어요. 그래서 제조사에서는 결국타협점을 찾아야 했는데, 뭔고 하니 바로 콤보 팩. (웃음) (박수) (웃음)

만약 이게 웃기다고 생각하신다면 미국 와인 경제학회 (American Institute of Wine Economics)라는 단체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셔야 됩니다. 이 단체는 상품 가치의 인지에 대해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데 결과에 따르면 와인에 정말 조예가 깊은 5~10퍼센트의 소비자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은 와인의 질과 와인에서 얻는 즐거움 사이에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거예요.단, 와인 가격을 안가르쳐줬을 경우에만. 가격을 알고 나면 비싼 게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다음부터 와인은 눈 가리고 마시세요.

이 두 가지 이야기 모두 배꼽빠지게 웃기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학적인 교훈도 숨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교훈의 내용인즉, 앞으로 닥쳐올 세상에서는 이런 종류의 가치가 더 필요하다는 겁니다. 우리는 "뭘 더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대신에 이미 우리가 가진 것들을 즐기는 데 시간을 더 쓸 필요가 있어요.

인용문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마칠까 합니다. 첫 번째 인용구는 "시(詩)는 새로운 것을 친숙하게그리고 친숙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우리 광고쟁이들이 하는 일의 정의라고 해도 좋겠네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돕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존재하는 사물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니까요. 여담이지만 소셜네트워킹이 그런 가치 부여를 도와준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왜냐면 소셜네트워킹이란 사람들이 새로운 소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로 인해서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부가가치가 부여되거든요. 따라서 과시를 위해 돈을 많이 쓰는 대신에 아주 사소한, 간단한 일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재미를 제3자를 통해 얻는 거죠. (광고쟁이로써는) 비극적인 일이네요.




Comment +0